`나가수`에 아이돌? ... 가요계 `시큰둥`
[이데일리2011/05/25(수) 14:25]
"노래만 잘한다고 되나요?
`나는 가수다`에 아직 어린 가수들은 안 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MBC `우리들의 일밤`의 `나는 가수다` 신정수 PD가 아이돌 가수 위주의 `시즌2`를 구상 중이라고 밝힌 가운데
가요계 다수 관계자들은 이러한 부정적을 의견을 피력했다.
당사자인 아이돌 제작자들의 반응도 시큰둥하다.
아이돌 가수가 `나는 가수다` 출연을 희망할 가능성이 작을 뿐 아니라
암묵적 금기사항인 `겹치기 출연`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또 보이지 않는 방송사 간 알력 다툼도 알게 모르게 존재하는 와중에 `잘못 찍히면 본전도 못 건진다`는 의식도 팽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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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후의 명곡2` 아류작 오명, 스스로 무덤 파나
복수의 가요계 관계자들은 25일 이데일리SPN에
"최근 첫 녹화를 마친 KBS 2TV `불후의 명곡2`가 생각보다 잘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MBC `나는 가수다` 제작진의 아이돌 가수 섭외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나는 가수다` 시즌2가 `불후의 명곡2`와 확실히 차별화되려면
출연 가수들부터 달라야 하는 데
섭외 가능성이 큰 가수 층이 그리 두텁지 않다는 것이다.
한 아이돌 가수의 매니저는
"물론 노래 잘하는 아이돌 가수들도 많다.
하지만 (히트곡이 있어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가수의 무게감과 대중성, 가창력까지
모두 갖춘 이는 그리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불후의 명곡2`에 나왔던 가수들이 또 섭외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되면 자칫 `나는 가수다`가
오히려 `불후의 명곡2`의 아류작이라는 오명을 거꾸로 뒤집어쓰는 꼴이 되지 않겠나.
`나는 가수다` 제작진도 이 부분에서 고민이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나는 가수다`를 기획, 첫 연출을 맡았던 김영희 PD 때부터
수차례 거론돼온 아이유 측 역시
`나는 가수다` 출연 가능성에 대해 난감해 했다.
아이유 측 관계자는 "현재 MBC `나는 가수다`와 동 시간대 프로그램인 SBS `키스앤크라이`에 출연하고 있어
`나는 가수다` 출연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관례상 `겹치기 출연`은 있을 수 없다.
어느 한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고
타 방송사 프로그램에 바로 나온다는 것도 도의적으로 힘든 일"이라고 전했다.
이어 "아이유 본인이 이미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나는 가수다`에서 섭외가 온다고 해도 안 나겠다`고 밝힌 바 있듯
그 마음이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새 앨범 준비도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 `나는 가수다` 취지에도 어긋나 `비판`
`나는 가수다`가 아이돌 중심으로 이뤄진다면,
장르의 다양화와 그간 소외돼 온 실력파 가수들을 재조명하겠다는
애초 프로그램 취지와 어긋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 아이돌 그룹 제작자는 "시청률을 의식한 MBC가
결국 아이돌 가수들을 데리고 `불후의 명곡2`를 견제하려는 의도로밖에 안 보인다"며
"솔직히 우리로서 나쁠 것은 없지만
지금 `나는 가수다`의 성공과 대중의 관심이
왜 그렇게 높은지를 제작진이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역시 지난 24일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 신정수 PD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돌 출신 가수들이 노래 못한다는 편견을 깨는 것도 좋지만
그걸 왜 `나는 가수다`가 해야 하는가,
다른 예능도 할 수 있는데"라고 지적했다.
당시 신 PD는 이에 "`나는 가수다`가 모든 부분을 커버해야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이돌 가수의 시즌2·시즌3 구상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사안 중 분명히 하나로 존재했다"며
"`나는 가수다`가 마니아성 프로그램이 돼
점점 (시청 층이)좁혀지는 경향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는 가수다`는 대중문화 프로그램이다.
광범위한 대중성 확보도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날 신 PD는 MBC 표준FM `김어준의 색다른 상담소`에 출연해
"기존 가수들을 다 엎고 시즌2·시즌3로 갔을 때
아이유·태연·효린 등 아이돌 가수를 모아서 노래하는 모습을 머릿속으로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20년이 넘는 경력의 한 제작자는 "지금 `나는 가수다`에 나오는 가수들은
노랫말 한 구절 한 구절에 담긴 의미를 자신의 인생 속에 담아 감정 표현이 가능한 가수들이다.
청중들은 그들의 가창력에 감동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진정성에 감동하는 것이다.
물론 아이돌 가수들도 그럴 수 있다.
다만 여전히 성장해 나가고 있는 어린 가수들은 아직 살아가며 배울 게 더 많다.
그건 시간이 가르쳐 주는 것이다.
오랜 경험을 통해 더 영글어야 할 어린 가수들을
승자와 탈락자로 구분되는 전쟁터 속에 던져두고
그 스트레스와 압박을 견뎌내게 하는 것도 못할 짓일 것 같다"고 씁쓸해 했다.
<이데일리 SPN 조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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