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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 소식

아이돌 최고의 敵은 `나가수`?…음원시장 싹쓸이

아이돌 최고의 敵은 `나가수`?…음원시장 싹쓸이

박정현·임재범 등 톱10…세시봉·드라마 OST도 인기
음악시장 저변 넓혀…낙원상가 기타 판매 20% 증가

[한국경제 2011/05/21(토) 06:08]

TV 프로그램들이 음악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나는 가수다'에서 임재범이 열창하고 있다. /MBC 제공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에 소개된 곡들이 각종 음원사이트의 음원 차트 상위권을 싹쓸이하고 있다.

음악포털 '벅스'의 최신 주간 차트(8~14일)에는 박정현이 부른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가 1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이소라의 '넘버1',임재범의 '빈잔'과'너를 위해',김건모의 '미련' 등이 톱10에 들었다.

멜론과 엠넷 등도 비슷한 양상이다.

그동안 이 프로그램에 등장한 노래 중 가장 많이 팔린 곡은 김범수의 '제발'이다.

가온차트가 3월1일~5월7일 국내 주요 음악사이트의 '나는 가수다' 음원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제발'은 다운로드 건수 175만6194건,스트리밍은 1801만9445건을 기록해 두 부문에서 모두 1위를 했다.

이 기간 '나는 가수다' 음원의 총 다운로드 건수는 34곡에 1454만건,스트리밍은 30곡에 총 1억622만건으로 집계됐다.

지난달에는 케이블채널 tvN '오페라스타2011' 음원이 떴다.

지난달 2일 첫 방송에서 1위였던 임정희의 '하바네라'는 엠넷,벅스,도시락 등 클래식 음원 차트에서 1위를 했다.

이후 JK 김동욱과 테이 등이 부른 오페라 노래들이 선두로 나섰다.

이보다 앞서 MBC '위대한 탄생'에서 심사위원으로 활동한 이은미가 부른 '녹턴'과 김윤아의 '봄날은 간다'가 음원 차트 상단에 올랐고

예능프로에 소개됐던 '세시봉과 친구들'의 송창식 윤형주 조영남 등이 부른 노래들도 불티나게 팔렸다.

TV 프로그램 노래들이 침체된 음악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댄스 위주의 아이돌 음악을 집중 소비하던 패턴에서 벗어나 노래 실력을 갖춘 가수들의 음악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다양한 음악 프로그램들에서 감동을 받은 시청자들이 음원 구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

구매 연령층도 종전 10~20대에서 30대와 40대로 넓어졌다.

이런 흐름을 이끌고 있는 것은 '나는 가수다'이다.

최성환 유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난 3월 '나가수'가 첫 방영된 다음날 음원 매출이 평상시 대비 40~50% 증가했다"며

"음원 가격과 다운로드 건수,방송 횟수 등을 감안했을 때

'나가수'를 통한 음원시장 확대 효과는

디지털 음원 시장 6500억원의 7.7%인 500억원을 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드라마 OST도 시장을 키우는 데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시크릿가든'과 '제빵왕 김탁구''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등의 OST는

컬러링과 벨소리,음원내려받기 등으로 10억~20억원씩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음악 프로그램들은 공연과 악기 시장에도 활력을 불어넣었다.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화제가 됐던 송창식 윤형주 조영남 김세환 등이 이끄는 '세시봉 콘서트'는

현재 전국 투어를 성황리에 진행 중이다.

7~8월에는 미국 LA와 뉴욕 등에서도 공연한다.

세시봉 그룹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거의 잊혀진 존재였지만

방송을 계기로 다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악기전문점들이 모여 있는 서울 '낙원상가'를 찾는 이들도 늘었다.

올 들어 통기타 판매량이 20% 이상 증가했다.

여러 온라인쇼핑몰에서도 2~3월 기타 판매량이 전년에 비해 20~50%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수영 벅스 팀장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무게중심이 가요로 이동했다"며

"댄스 중심의 K팝이 뜨면서 정반대편에 있는 음악들에도 관심이 커졌다"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