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나가수’에 열광하는가?
[마이데일리 2011/05/27(금) 09:29]
대한민국이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에 푹 빠졌다.
주말 호프집을 가면 TV에는 음악 케이블 채널이 아닌
'나가수'가 나오는가 하면,
새로운 소통의 창이 되고 있는 SNS에는 '나가수'에 대한 수많은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음악'이라는 대중문화의 한 장르가 이토록 대중들에게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슈퍼스타K'이후 처음이다.
애초 '슈퍼스타K'는 '대국민 오디션'이라는 거창한 간판을 걸고 전국민의 동참을 요구했다.
출연진들 또한 우리 주변에서 노래 좀 잘하는 이들이
연예인이 되는 모습을 그리기에
감정이입과 호응도에서 시청자를 끌어들일 수 밖에 없는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나가수'는 상황이 좀 다르다.
가수들이 각자 경쟁을 벌인다는 방식은 어떻게 보면 국내 음악 프로그램과 크게 다를 바 없고,
임재범, 김연우, BMK, 박정현, 김범수, 윤도현, 이소라 등
이름 또한 알려질대로 알려진 이들이다.
의외성과 신선함도 떨어지는게 사실이다.
그런데 '나가수'는 미친 존재감을 보여주며 연일 화제다.
제작진이 법적조치 조차 언급한 온갖 스포일러의 난무와
출연진간의 고성이 오갔다는 미확인된 유언비어 또한 '나가수'에 대한 관심의 결정체다.
왜 '나가수'는 대세가 됐을까?
그 첫 번째 이유는
'경쟁'이라는 한국 사회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코드라는 점에서다.
한국인들은 어려서부터 경쟁 속에 살아간다.
입시와 입사 등 수 십년을 경쟁 속에 살아간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유행어가 화제가 될 만큼, 등수라는 것은 한국인에게 이슈다.
두 번째로 '나가수'에 대한 시청자의 감정이입을 들 수 있다.
엄밀히 말해 '나가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방송 프로그램에서 이 같은 장르는 수도 없이 방송됐지만,
나가수는 그 방식이 다르다.
바로 시청자의 감정을 대입한다는 것.
'슈퍼스타K'가 우리 주변에 있던 이들이 방송에 나와서 '시청자의 손'으로 뽑는다는 코드를 이용, 대박을 쳤다.
'나가수' 또한 '서바이벌'을 대입했다.
그것도 여타 프로그램의 일반인이 아닌 유명 가수를 도입한 것이다.
500명의 청중 평가단은 직접 유명 가수들의 노래를 듣고 자신의 손으로
그 가수가 다음 회에 생존할 것인지에 대한 당락을 가린다.
그 과정에서 평가단이 아닌 시청자들 또한 "나도 저 노래가 좋더라",
"저 가수가 잘한다고 생각했다"고 공감을 가지게 된다.
타 프로그램이 일반인 출연자를 유명인이 평가하는 것과는 반대의 과정을 선택한 것이다.
세 번째로 '나가수'를 통한 음악의 질적 향상을 들 수 있다.
현 국내 가요 프로그램은 넘쳐나는 출연진과 생방송 이라는 한계에 봉착해 단순히 음악을 '소개'하는데 그치고 있다.
2~3분 남짓한 짧은 무대에서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하는 국내 방송의 특성상
비주얼 적인 면을 강조한 댄스가수가 큰 인기를 얻고 있고,
방송사는 또 다시 이런 가수들을 등장시키는 것이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이에 반해 '나가수'는 음악을 고르고,
그 음악을 해석하는 과정,
그리고 가수의 음악에 대한 열정을 날 것으로 보여준다.
"어떻게 저 노래를 저렇게 부를 수 있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출연 가수들의 실력 또한 뛰어나기에
비디오 스타가 난립하는 지금 시대에 라디오 스타의 부활을 가능케 한 것이다.
앞서 경쟁과 시청자 평가라는 예능적 요소를 언급했지만,
'나가수'의 인기요인은 분명히 음악에 대한 진지한 해석이다.
그런데 뜬 소문일지 모르지만,
'나가수 시즌2'를 아이돌판으로 한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이에 대해 대중들은 벌써부터 '나가수의 몰락'이라며 강한 어조로 비판하고 있다.
기실 스타와 방송, 그리고 제작진은 빼 놓을 수가 없다.
하지만 '나가수'의 아버지 김영희 PD는
뚝심으로 감히 스타를 시청자가 탈락시켜 버리는 전무후무한 포맷을 만들어냈다.
유명인이 일반인을 멘토링하고 평가해서 탈락시키는데 염증을 느낀 대중에게
김 PD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던진 것이다.
'나가수'는 음악이 중심이고 프로그램의 전부다.
좋은 음악과 좋은 아티스트가 출연해서 경쟁을 하고
감히 범접할 수 없던 그들의 노래를 시청자들이 평가한다는데 '나가수'의 의미가 있는 것이다.
'나가수'가 초심을 잃지 않길 바란다.
<김경민 기자의 정정당당>
'연예가 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바퀴] 에이핑크 정은지 노래...(마야)나를 외치다 (0) | 2011.05.29 |
---|---|
`걸그룹 춘추전국시대` 합류한 2011 신인 그룹 (0) | 2011.05.28 |
(다음에서 펀글)‘나는 가수다’ 망치는 신정수 PD의 무한질주 (0) | 2011.05.27 |
브아걸, 새 앨범 세번 엎은 이유.. `나가수` 때문? (0) | 2011.05.26 |
최지우-김하늘, `1박2일`로 맺은 우정 `브런치 회동` (0) | 2011.05.26 |